1963년부터 시작한 군항제는 2024년 제62회를 맞이하였다.
1952년 4월 13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해마다 추모제를 열어오다가, 1963년 해군진해통제부가 주관하여 군항제로 이름을 바꾸면서 그 성격도 변화하였다. 충무공의 숭고한 얼을 추모한다는 본래의 취지와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한다는 목적이 덧붙여져 각종 문화예술 행사, 팔도 풍물시장 같은 것이 새롭게 추가되어 다채로운 내용을 지닌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이후 차츰 규모가 커져 1965년 제3회 군항제부터는 군항제위원회에서 행사를 맡았고, 1983년부터는 사단법인 이충무공호국정신선양회와 진해시가 행사를 주관해 오고 있다. 1980~1990년대를 거치면서 군항제는 벚꽃을 즐기는 행사로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 벚꽃이 진해의 명물로 등장한 것은 일제강점기에 진해를 군항으로 만들면서 도시 미화용으로 이 꽃을 심으면서부터이다. 1905년 일본 연합함대가 진해를 기지로 삼고 각종 군사시설을 세웠는데, 1916년 일본 해군의 진해요항부가 설치되면서 군항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고, 현재의 공설운동장 서편 약 일만 평의 농지에 ‘벚꽃장이’라는 벚나무 단지를 만들어 관광휴식처로 이용해 왔다. 광복 후 시민들은 벚나무를 일본의 국화라 하여 베기 시작했는데, 벚나무가 모두 없어질 무렵인 1962년 식물학자들이 진해의 왕벚나무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제주도임을 밝혀냈다. 이때부터 시민들은 벚나무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5·16군사정변 이후 ‘벚꽃 진해’를 되살리는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다시 벚꽃의 고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200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진해시의 벚나무는 266,085그루로 가로수 12,316그루, 공원 및 산지에 169,084그루, 벚나무단지에 38,261그루, 유관기관과 녹지대에 46,424그루가 분포되어 있다. 현재 벚꽃은 진해군항제를 표상하는 이미지가 되었으며, 축제기간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여 벚꽃을 감상하면서 진해 관광을 즐기고 있다.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는 장복산공원, 안민도로, 해군사관학교 및 해군기지사령부, 여좌천, 제황산공원, 내수면연구소가 손꼽히는데, 특별히 축제기간 동안 해군기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마음껏 벚꽃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